일상잡다

김해컴퓨터수리 - 아빠와 미미 인형

김해피시천사 2019. 9. 29. 13:36

#김해컴퓨터수리 #김해노트북수리 #김해노트북렌탈

추억의 미미인형.요즘도 판매되고 있네요.

 

40대 이상의 아재라면 미미인형이 무엇인지 다들 아실겁니다.

남자의 로망,로봇이나 자동차를 선물받고 싶었던 남자어린이만큼

40대 이상의 중년의 여성들이 어릴때 참 갖고싶었던 인형이죠.

지금은 샐리인형이나 바비인형이니 레고 시리즈,카카오 캐릭터 인형등 여러 종류지만

예전의 인형은 로봇 인형을 가지고 있거나 무선자동차,미미의 집같은 인형이 전부였죠.

40대 중년의 여인이 있습니다.

오늘은 치매에 걸리신,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뵈러 가는 날입니다.

매달 1-2번씩 남편과 함께 아버지가 계신 요양병원을 방문하지만 점점 마음이 않좋아집니다.

아버지가 갈수록 기력이 떨어지시고 기억력이 더 떨어지시는게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요양병원에 도착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좋아하던 음식과

과일을 먹고 이야기하면 자꾸 딸의 이름도 까먹는 아버지에게

돌아서면 잊어 먹겠지만,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빠 나야 지연이,아빠 딸"

자신의 이름을 자꾸 말해줍니다.

어느덧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고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딸은 흰봉투에 얼마간의 돈을 넣어 아버지께 드립니다.

"아빠 이거 아빠 먹고 싶은거 있을때 과자나 식혜 사먹어."

치매에 걸린 아버지에게 돈을 줘봐야 잃어버리기일수지만

그래도 딸은 아빠가 혹시라도 돈이 없어서 병원 매점에서 과자라도 사먹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어서 손에 꼬옥 쥐어줍니다.

치매에 정신이 나간 아버지이지만 자신을 잘 대해주는 중년 여성이 떠나려하니 섭섭해합니다.

간호사와 함께 병원입구까지 따라나와서 떠나는 딸을 바라봅니다.

근데 그 아빠가 평소와는 다르게 먼가 이상합니다.

안절부절,불안한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남편과 함께 차를 탑니다.

보통때면 병실에서 헤어지고 아빠 나중에 또 올게요 하는데

오늘은 아버지가 병원 입구까지 따라나와서 안절부절합니다.

먼가 이상하고 불안한 마음에 차에서 내립니다.

"아빠 왜? 지연이한테 할말 있어"

"이거 가지고 가라"

방금 전에 딸이 쥐어준 용돈중 돈 2만원 딸의 손에 쥐어줍니다.

"아냐 아빠 이거 아빠먹고 싶은거 사먹어.입 심심할때 과자 사먹어."

"이거 가지고 미미인형 사서 가라."

왠 뜬끔없는 미미인형?

왜 미미인형을 사서 집으로 가야하지?

치매에 걸린 노친네를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기어코 딸의 손에 2만원을 쥐어주고 병실로 돌아가는 아버지

중년의 여성은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만원짜리 2장을 만지작거립니다.

"장인어른은 왜 당신한테 돈을 주셨지?"

"나도 몰라.이상하네 왜 그러셨을까?"

"이거 가지고 미미인형 사서 가라."

자꾸 이 말에 귀에 멤돕니다.

왜 아빠는 나에게 미미인형을 사서 집으로 가라고 했을까?

인형을 가지고 놀기에는 이미 오래전에 커버린 나였는데....

그러다 갑자기 중년여인이 꺼어꺼어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트립니다.

놀란 남편이 무슨 일이냐고 갑자기 어디 아프냐고 물어봐도 그냥 소리내어 울기만 합니다

너무 놀란 남편이 차를 세우고 안아주고 달래줘도 울음을 그칠 생각을 아니 그칠수가 없었습니다.

다행이 어디가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 조용히 울음이 멈추기를 기다립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조금 진정된 아내가 남편에게 말합니다.

"이 2만원이 그 2만원이었어"

아내의 말,그 2만원의 내용은 아주 오래전 아내가 어렸을때 국민학생 시절에

자신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서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 있을때

"학교 다녀왔습니다."

이쁜 딸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빠 앞에서 새처럼 재잘거리며

하룻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아빠 나 오늘 생일초대 카드 받았다"

"오구오구 그랬쪄여.생일 초대 카드 한번 읽어보렴"

"친구 지연아 안녕. 나 000이야

내일은 나의 생일이라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어

학교를 마치면 다른 친구들과 함꼐 우리집으로 가서 생일파티하자.

단 생일파티가 끝나면 미미 인형놀이를 할꺼니까 내일 아침 등교할때

집에 있는 미미인형을 꼭 챙겨서 올것"

애기들 손으로 크레파스로 나름 정성스럽게 꾸민 생일초대카드

생일초대카드를 다 읽고 애기가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

"아 난 미미 인형이 없으니 내일은 그냥 바로 집으로 와야겠다."

잠시간의 침묵후 아빠의 한 마디

"그 미미인형이라는게 얼마나 하니?"

"몰라 한 2만원? 그런 인형없어도 친구들이랑 다른거 하면서 놀면 돼"

"그 미미인형 다른 애들은 다 가지고 있니?"

"응 여자애들은 다 가지고 있고 몇 개씩 있는 애들도 있어."

"그래 그렇구나...."

애기는 정말로 아무 생각없이 말을 했고 그 말을 했던것 조차 기억을 못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미미인형이 없다고,친구 생일 파티에 가지 못한다고 상처받지도 않았고

아빠나 엄마를 원망한 적도 없습니다.

어리지만 비록 가난해서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아빠와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치매에 걸려서 그 사랑하는 딸의 이름도 가끔은 까먹는 아빠지만

그 때의 그 말.

"아 난 미미 인형이 없으니 내일은 그냥 바로 집으로 와야겠다."

그 말은 못난 아버지의 가슴에는 억만금보다 더 무거운 돌덩이가 되어 남아있었습니다.

"이거 가지고 미미인형 사서 가라."

미미인형을 사서 집에 가라는 것이 아니라 친구 생일파티에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30년도 넘게 지난 일을 그 2만원이라는 금액까지도 기억하고 가슴속에 새겨두었던 것입니다.

위 내용은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않지만 외근중 라디오에서 들은 시청자 사연입니다.

MBC 여성시대로 기억하는데 서경석 양희은씨가 이 사연을 읽으면서 같이 울고

김해컴퓨터수리를 하는 피시천사도 차를 세우고 한참을 울었죠.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 어찌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치매에 걸려서도 이러는 것인지...

피시천사가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중 하나였습니다.

40대 중년의 여성이 국민학교 시절 2만원이면 아마도 일반 서민이 하루정도의 생활비는 되었을겁니다.

1년에 1-2번은 아이들에게 그 정도 해줄수 있는 부모였다면 그렇게 마음에 남아있지 않았을겁니다.

애들에서 미미 인형을 사주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

비록 자식은 없지만 나 또한 내 자식에게 이런 상처를 주지나 않을런지

내가 가진 것을 활용해서 남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주기 위해 내 자존심을 굽히고 영업 마인드를 가져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저 아버지처럼 딸에게 해주지 못해 평생의 응어리로 남지 않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게 만든 사연이었습니다.